부동산 경매! 첫 입찰의 도전과 첫 패찰의 기록
재작년쯤부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공부를 언젠가는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올 3월이 되어서야 부동산 경매 책을 두어권 사서 읽고 유료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한달만에 첫 경매를 입찰하게 되었다.
첫 도전목표는 공시가 1억미만의 비규제지역에 있는 지어진 지 꽤 오래된 낡은 아파트였고, 그 명의는 내 법인 명의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시드가 작은 것이 첫번째 이유이고 부동산 경매에서 그나마 쉬운것이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또 개인명의의 경우 2년이내 양도시 엄청난 세금의 중과가 있으므로 법인의 명의를 사용해야 했는데 법인은 또 주택에 대한 취득세가 어마어마 하기에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서 1억미만의 아파트를 주 목표로 정한 것이다.
그렇게 목표를 정하고 몇날 며칠을 검색하고 물건을 골라냈다. 이미 3번의 임장을 다녀왔고 여차저차한 이유로 입찰은 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첫 입찰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번 물건은 구미에 있는 아파트를 2건 입찰하기로 했고, 그 첫번째는
원호(대동)한누리타운이였다.
등기상에서 큰 권리문제도 없고 점유도 소유주가 하고 있으므로 명도에도 어려움이 없는, 한마디로 아무 하자없는 전형적인 초보자들이 타겟으로 삼을만한 물건이였다. 그래서 나도 뛰어들어 보기로 결정했다.
가장먼저 최저입찰가의 10%인 입찰보증금을 수표 한장으로 뽑았다. 그리고 바로 구미로 달려갔다.
도착.
역시 많이 낡기는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내가 살 집을 보러 온 것이 아닌, 비즈니스를 하러 온 것 뿐이므로 쓸데없는 것은 볼 필요 없다. 주변 인프라가 어떤지, 매물은 잘 순환되는지, 실수요층은 누구인지, 내가 몰랐던 문제는 없는지, 손 볼 곳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 체크한다.
내부 진입!
우체통을 확인해본다. 잘 비워진 것을 보니 점유자가 거주중일 것이다.
왼쪽이다. 부적이 뭔가 께름칙하다. 나는 나름 모태에서부터 기독교인이라 원래 어릴때부터 굿, 부적 이런거 싫어했다. 뭔가 머리아프고 오싹한 기분이 든다.
굳이 문을 두드려 볼 필요는 없다. 이번 경우는 권리가 워낙 깔끔하므로 물어볼 것 도 없다. 나 아니어도 돈문제로 머리 싸매고 힘들어하는 사람인데 괜히 확인사살 할 필요는 없다.
두군데의 근처 부동산을 들려본다.
시세 9000~9500만원, 간혹 8500만원도 있다. 그래도 매물 순환은 좋은 편이라고 하며 전세도 잘 나간다.
내가 입찰할 매물은 해당 단지에서 인기 좋은 동이며 층수도 로얄층이다. 매도가는 최고가보다 조금 저렴한 9300정도를 잡기로 하고 계산해 본다.
희망매도가 9300
예정입찰가 7250
취득세 및 법무비 100
인테리어 공사 800
법인세 없음(결손금처리)
법인 추가과세 450
대략적인 기대수익 = 겨우 700만원....ㅠㅠ
뭐 중요치 않다. 첫 경험에 이정도 수익이라도 나와주면 감지덕지이고 경험치 축적이 최대 목표라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이하의 수익은 싫다. 따라서 내가 정한 예정입찰가는 더 이상 올려쓸 생각이 없고, 이 입찰가로 낙찰이 안된다면 아쉬울 것이 전혀 없으리라는 마음의 위안도 되었다. 즉 후회없는 입찰가를 적어넣을 수 있었다.
다음날 경매장소인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도착하니 조금 긴장됐다.
처음 겪는 일에 대한 약간의 설레임인지 뭔지 아무튼 주변에 몰려드는 경매인들에게 초짜 티가 날까봐 일부러 익숙한척 걷고 물마시고 여유있는척 했지만 내가봐도 나는 뭔가 부자연스러웠다. ㅎㅎㅎ
누가 내 입찰가라도 볼새라 기표소에 잔뜩 웅크린채로 서서 공부한대로 기일입찰표를 작성했다.
이때가 제일 긴장했던것 같다. 혹시라도 입찰가에 0하나 더 붙이거나 다른 어떤 실수로 보증금이 그냥 몰수될 수 있기에 보고 또 보고 집행관님게 이렇게 하는거 맞냐고 확인도 받았다.
내 입찰봉투를 제출하고 1시간 후 개찰이 시작되었다.
역시나 이 물건은 입찰자가 30명이 넘었다. 이 날 최대 입찰인원이였다.
결과는 패찰!
쉬운 물건이 어려운 이유다. 경쟁자가 너무 많으니 이럴 수 밖에... 게다가 낙찰자의 입찰금액을 듣고 경악 했다. 8800만원대를 쓰셨다. 아마도 실거주를 위해 입찰했거나 장기적으로 들고 있으실 모양이다. "현재시세"가 끽해야 9000만원 초반대이기 때문에 투자 개념으로써는 세금내고 인테리어 하고 기타등등 하면....엥?! 도저히 타산이 맞지 않는 가격이다.
그리고 조금 더 큰 기대를 했었던 두번째 물건은 사진과 내용은 생략하기로 하고.....
충분히 임장하고 조사해 본 결과
이런 이유로 입찰을 포기하기로 했다. 나는 단타로 시드와 경험을 함께 쌓고 불려야 하기에 회전율이 좋지못한 매물은 굳이 그 수고를 하고, 경쟁을 뚫고 낙찰 받고싶지 않다. 장기투자는 추후에 시드를 조금만 더 키운 후에 시작하고 싶다. 임대수익형 부동산과 함께 말이다.
아직 나는 초보자이지만 부동산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주식투자와 완전히 똑같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원칙을 세웠다. 일반매매에 비해 비교적 번잡스러운 '경매' 라는 수단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데 그 목표와 이유가 "낙찰"이 아닌 적어도 "시세보다는 더 싸게" 사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이번 기회에 낙찰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책과 영상으로 공부한 내용을 잘 실천하고 입찰해보고 패찰 까지도 경험해 봤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
이 일이 꽤 적성에 잘 맞고 재미가 있어서 아마도 조만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